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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공감 직장영화] 《인턴》 일의 의미를 다시 묻다

by 티부 2025. 4. 14.

2015년 개봉한 영화 《인턴 (The Intern, 2015)》은 단순한 직장 힐링 영화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빠르게 변화하는 스타트업 조직문화 속에 예기치 않게 들어온 '70세 인턴'의 시선을 통해, 현대 직장 사회의 문제를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조명합니다.

압박감 속에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 CEO, 속도 중심 문화에 적응하느라 지쳐가는 젊은 직장인들, 그리고 묵묵히 경청하고 진심으로 다가가는 시니어 인턴 벤의 존재는 세대 간의 벽을 허물고, 조직 안에서 무엇이 진짜 '경험'이고 '가치'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감동을 넘어, 세대 갈등, 조직문화의 본질, 워라밸의 현실, 직장 내 소통의 가치 등을 포괄적으로 담아내며, 현대 직장인과 경영자 모두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세대공감 직장영화]《인턴》일의 의미를 다시 묻다
영화 '인턴' 연상이미지

이미지 출처: Pixabay (https://pixabay.com)

1. 시니어 인턴 벤, 낯선 시대에 던진 따뜻한 물음

《인턴》의 시작은 조용하지만 강렬합니다. 은퇴 후 아내를 잃고 쓸쓸히 살아가는 벤(로버트 드 니로)은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합니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시간을 죽이는 노인이 아닙니다. 자신의 삶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고 싶었던 그는 우연히 스타트업 회사에서 진행하는 시니어 인턴십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됩니다.

벤이 배치된 회사는 30대 젊은 CEO 줄스(앤 해서웨이)가 운영하는 온라인 패션 유통 스타트업. 직원 대부분이 20~30대인 이 조직은 젊고 창의적이며 빠르지만, 동시에 체계는 부족하고 감정은 메말라 있습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벤은 익숙한 방식이 아닌, ‘경청’과 ‘관계 맺기’로 조직에 접근합니다. 직접 인사를 건네고, 잔소리 없이 업무를 도우며, 주어진 일 이상을 하려 하지 않지만 진정성을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주변으로부터 ‘구식’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점차 자신의 경험과 태도를 통해 조직 구성원들과 소통을 시작합니다. 그는 이메일 대신 직접 찾아가 대화하고, 문서보다 사람의 말을 신뢰하며, 회사를 효율보다 신뢰로 움직이는 공간으로 바라봅니다.

이러한 모습은 젊은 직원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조직에는 조용한 변화를 일으킵니다. 그는 조직 안에서 ‘느리지만 깊은 리더십’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단순한 노년의 직장 복귀가 아닌, 세대 간 연결의 상징으로 자리 잡습니다.

벤은 단순히 일을 배우는 인턴이 아니라, 조직에 ‘사람’을 다시 기억하게 만드는 인물입니다. 그의 존재는 ‘경력’보다 중요한 건 ‘태도’라는 사실, 빠른 기술과 변화보다 더 중요한 건 ‘신뢰’와 ‘정중함’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2. 빠른 조직의 그늘, CEO도 지치는 시대

줄스는 능력 있고 열정 넘치는 CEO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혼자 떠안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사업의 급속한 성장으로 VC(벤처캐피탈)의 압박을 받고, 회사 내부 시스템은 불안정하며, 가족과의 갈등도 겪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인턴 벤은 단순한 보조 인력이 아니라, 처음으로 그녀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동료가 됩니다.

영화는 조직이 ‘사람’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일수록 체계적 소통, 감정 관리, 리더의 고립 방지 같은 비가시적인 문제가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합니다. 줄스는 벤과의 대화를 통해 점차 자신의 감정을 말하게 되고, 리더십의 새로운 형태 ‘공감형 리더십’을 만들어 갑니다.

이 영화는 “CEO도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을 때가 있다”는 인간적인 메시지를 전합니다. 오늘날처럼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리는 직장인과 관리자들에게, 《인턴》은 따뜻한 위로와 함께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조직 안에서, 나는 누구와 함께 일하고 있는가?"

3. 일의 의미는 ‘속도’가 아니라 ‘사람’

벤은 단순히 나이든 인턴이 아닙니다. 그는 잊혀져 가던 일의 미덕 '책임감, 존중, 배려, 기다림'을 몸소 실천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서류보다 사람을 믿고, 지시보다 대화를 선호하며, 갈등보다는 이해를 선택합니다. 이런 태도는 처음에는 구식처럼 느껴지지만, 조직이 겪는 피로와 갈등을 서서히 치유해 나갑니다.

줄스 역시 벤과의 관계를 통해 ‘일은 나를 증명하는 수단이 아니라, 삶의 일부’라는 진리를 깨닫습니다. 그녀는 벤 덕분에 가족과의 갈등을 풀고, 직장 내 관계도 조금씩 회복하게 됩니다. 회사가 커졌다고 해서 CEO가 완벽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벤은 줄스에게 ‘나를 지키면서 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스승 같은 존재가 됩니다.

벤은 조직의 이윤이나 KPI에 기여하지 않아도,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만으로도 조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결국 《인턴》은 단순히 은퇴자 재취업 이야기가 아니라, ‘일의 본질’과 ‘관계의 가치’를 다시 묻는 영화입니다. 어떤 조직이든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경쟁과 속도에 지친 지금일수록 ‘천천히, 같이 가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합니다.

이 영화는 세대, 성별, 직급을 넘어 일의 본질적 가치 '자존감, 관계, 성장, 존중' 을 강조합니다. 

단순한 세대 간 교훈이 아니라, 조직문화와 인사제도, 리더십, 워라밸까지 연결되는 중요한 통찰로, 오늘날 경영자와 구성원이 함께 고민해야 할 주제를 던집니다.

일은 나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과정이다.

《인턴》은 ‘세대 차이’라는 프레임을 넘어서 ‘사람이 함께 일하는 법’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벤의 여정은 단순한 재취업이 아니라, 한 인간이 ‘함께 일하는 가치’를 몸소 보여주는 과정이며, 줄스의 변화는 한 조직이 인간적인 회복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은 때로 힘겹고, 조직은 때로 냉혹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말합니다. “일을 통해 관계를 만들고,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진짜 성공이다.” 성과와 효율만을 좇던 조직에 필요한 것은 더 나은 시스템이 아니라, 더 따뜻한 동료입니다.

직장을 다니는 모든 분들께, 《인턴》은 조직이란 무엇이며, 우리가 왜 일하는지를 다시 묻는 따뜻하고도 깊은 영화입니다.

지금 이 순간, 나의 동료는 누구이며, 나는 누구의 벤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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